사드로 초토화 된 면세점… 1위 롯데마저 적자 전환

입력 2017-08-16 17:53   수정 2017-08-17 05:04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 2분기 297억 영업손실
매출도 전년대비 17%↓

신규 면세점도 온통 빨간불



[ 안재광 기자 ]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면세점은 백화점 본점의 4개 층을 쓴다. 이 4개 층이 올리는 연 매출은 3조원이 넘는다. 1개 층 매출은 7000억~8000억원으로 웬만한 백화점보다 크다. 직원들은 “매장 바닥이 안 보일 정도는 돼야 장사하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지난 3월 중순부터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단체 관광객 방문이 중단된 영향이다. 결국 지난 2분기 적자를 냈다. 유일하게 흑자를 낸 신라면세점을 제외한 롯데 신세계 갤러리아 두산 등 4개 면세점의 2분기 적자규모는 500억원을 넘어섰다.

◆롯데면세점 2분기 300억원 손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2분기 2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 909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의 ‘적자 전환’이다. 매출도 1조16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줄었다.

실적 악화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 탓이 크다. 올 1월 168만여 명에 달하던 국내 면세점 내 외국인 방문객은 4월부터 월 100만 명 안팎으로 급감했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싼커)과 보따리상, 내국인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특히 큰 편이어서 충격이 더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올 들어 늘어난 면세점 특허 수수료도 적자를 부채질했다. 특허 수수료는 작년까지 매출의 0.05% 수준이었다. 올해부턴 영업장 매출에 따라 최대 1%까지 내야 한다. 롯데는 올 상반기 100억원 이상을 수수료로 지급했다. 연간으론 300억~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작년 약 25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많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투자를 많이 한 것도 단기적으로 ‘독’이 됐다. 롯데는 올초부터 6월까지 서울 잠실 월드타워점 문을 순차적으로 열었다. 여기에만 약 3000억원을 투자했다. 작년에는 소공점 면적을 더 넓히는 공사도 했다. 이들 면세점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는 시점에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해 피해가 더 커졌다.

◆신규 면세점도 줄줄이 적자

다른 면세점들도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5개 면세점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낸 신라면세점의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160억원에서 올 2분기 80억원으로 줄었다. 매출은 7900억원으로 약 8% 감소했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합작한 HDC신라도 이익을 거뒀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관광객 유치에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내실 경영을 한 것이 비교적 선방한 비결”이라고 말했다.

작년부터 문을 연 신규 면세점은 모두 적자를 냈다. 신세계면세점은 2분기에 4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갤러리아면세점(-150억원), 두산면세점(-64억원) 등도 적자를 이어갔다.

면세점업계는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롯데는 5년 계약이 만료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점 문을 지난달 말 닫았다. 간부급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연봉 10%를 반납하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적자가 누적되는 제주공항점 운영권을 자진 반납하고 조만간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두산면세점은 영업시간을 줄이고 영업장 면적을 축소해 적자를 최소화하는 중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오더라도 면세점이 너무 많아진 상황이라 예전처럼 호황을 누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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